[정의란 무엇인가] 진중권. 한겨레 칼럼 10.3 http://www.hani.co.kr/arti/SERIES/57/499048.html

진중권은 지난 8월 곽교육감이 "2억원의 돈을 건넸다"라고 회견을 한 순간부터 지금까지 일관되게 그의 '도덕적 책임론'을 갈파하고 있다.

말하자면, 여건이 어떻고, 상황이 어떻든 간에, "돈을 준 행위' 그 자체 만으로도 충분히 사퇴를 해야만 할 이유가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더구나 그는, 혹자가 말한다는 "상식을 뛰어 넘는 진실" 따위에는 아무런 관심도 없는듯 보인다.

하지만 진중권이야 말로 짧은 소견으로 막 말하는 것이 아니다.

왜냐하면, 도덕적인 기준에 대해서는 '제 3자인 진중권'보다는 직접 당사자인 '곽노현'이 훨씬 정확하게 판단을 내릴 양심적 근거를 가지고 있다고 봐야하기 때문이다. 진중권은 본인 스스로는 이 세상 삼라만상에 대해 항상 옳고 정확한 판단을 내릴만한 초월적인 두되를 가지고 있다고 자부할런지 모르지만, 보통 사람들에게는 진중권이란 사람이 '어떤 사건에 대한 피상적인 현상의 단순한 청취' 하나만으로 도덕적 판단을 내릴 정도로 대단한 사람으로는 절대로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법적인 책임'여부에서도, 평생을 법을 공부하고 생각해 온 곽노현이, 자신이 하려고 하는 행위가 "위법'인지. "탈법'인지에 대한 판단을, 슬쩍 한마디 듣고 판단할 진중권보다 못할 것이라고 도대체 누가 생각을 하겠는가?

말하자면, 어떤 경우를 놓고 보더라도, 이 사건에 대해서 진중권이 자신의 판단을 가지고 곽교육감의 행위에 대한 판정을 내린 다는 것은, 자기 스스로의 능력(?)에 대해 도취되었거나 주제를 모르는 가벼운 인간이란 결론 밖에는 안된다.

예를 들어, 어떤 수도원 원장이 "수녀와 동침한 혐의'로 신부를 종교재판에 회부했다고 하자.

그리고 그 신부는 "수녀와 동침을 한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양심에 거리낄 것은 없습니다"

..라고 했다 하자.

이럴 때 그 동네에 살던 진중구스꼬란 자가 나와서, "그 정도면 뭐 더 들어 볼 것도 없이 도덕적 책임을 지고 파계해야지요" 라고 떠드는 형국이다.

하지만, 그 수도원장은 처음부터 그 신부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 꼬투리를 잡을려던 참이었다.

신부는 수녀랑 동침을 하게 된 경위는, 수녀가 밤길을 가다 짐승에게 습격을 당해 크게 다쳤고, 눈보라가 치는 밤에 마침 근처에 인가라고는 과수원 오두막 밖에 없어서, 신부는 밤새 수녀를 간호하는 겸 짐승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같은 방에서 지낼 수 밖에 없었다고 주장한다.

이런 경우에 '신부는 절대 수녀와 한방에서 단 둘이 밤을 새면 안된다'는 종교 율법상의 문제와 도덕적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 것이 옳은가?

우리는 신부의 말을 근거로 도덕적인 판단을 할 것인가, 아니면 '신부가 수녀랑 합방을 했다'는 단 한마디만 듣고서 판단을 내린 진중구스꼬의 말을 근거로 판단해야 하는 것인가?

신부는 무조건 "해서는 안되는 일"인 수녀와의 한방 동침의 책임을 지고 파계를 해야 하는 것인가?

곽교육감이 박명기 교수에게 돈을 준 행위에 대한 도덕적인 판단은 '진중권'이 내릴 것이 아니라 사회가 내리는 것이며, 그 판단에 대한 기준 또한 '진중권의 목소리'에 의해서가 아니라 '곽노현 목소리'에 의한 것이어야 한다. 왜냐하면 지금 21세기를 사는 우리는 14세기 중세의 무지 몽매한 백성이 아니고 진중권 또한 혼자만 공부하고 잘난 중세의 성직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진중권은 자신의 도덕적 판단은 혼자만 간직하면 되는 것이지, 자신과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을 공격하거나 계몽하는데 쓰려고 해서는 곤란하다.

또한 법적인 판단은 보다 더 정확한 근거를 가지고 판사가 법률이 정한 바에 따라 판결하면 그만인 것이다.

진중권이 칼럼이랍시고 쓰는 글에서 자신과 의견이 다른 사람을 상당히 감정적으로 공격하고 싶어 하는 모습이 몹시 눈에 거슬리는 것도 사실이다.

리턴오브사마리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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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kidpa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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