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대권은 박근혜로!
2011.09.26.월요일
물뚝심송
제목이 어째 낚시 같다. 하지만 난 진지하게 얘기하고 있는 중이다. 모든 조건을 고려해 봤을 때, 대한민국이라는 내가 살고 있는 이 사회의 미래를 생각해 봤을 때, 차기 대권은 박근혜가 가져 가는게 더 좋다는 생각을 풀어 놓고 있는 중이라는 얘기다.
당연한 얘기는 반복하지 말자.
박근혜가 대한민국 역사상 최악의 독재자의 친딸이며, 그 독재자의 집권 당시부터 퍼스트레이디(이 표현도 진짜 졸라 재수없지만)의 역할을 진지하게 수행했던 인물이라는 거 누구나 안다. 그녀에게는 말 그대로 이 나라 전체가 자신의 것이라는 생각이 깃들어 있을 것이다. 이게 무슨 소리냐면...
박정희가 나름대로 검소했고, 권력형 부정축재 따위 안한 사람이라고 믿는 할배들에게 꼭 해주고 싶었던 말이 있다. 박정희는 남몰래 돈을 숨겨둘 이유가 없는 사람이었다. 왜냐면, 이 국가의 재화 모두가 자신의 것인데 뭘 또 따로 숨겨놓겠나... 하는 입장이었거든.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식들 챙겨주려고 강제로 멀쩡한 기업 오너를 잡아다 고문해서 빼앗아 재단을 만들고, 그게 이어져 내려와 오늘날 박근혜의 화수분이 된 정수 장학회가 되기도 했지만 말이다. 박정희는 그런 인간이었고 박근혜는 그런 박정희의 친딸일 뿐더러 그 찬란한 독재정신의 정수를 온 몸에 흠뻑 담고 있는 인물이라는 얘기다.
거기다가 정치인 박근혜는 뭐 거의 백치에 가까울 정도로 한없이 맑고 투명한 존재이다. 평가를 하려해도 도대체 무슨 컨텐츠가 있어야 말이지. 솔직히 말해 보시라. 도대체 박근혜가 내놓은 정책이 뭐가 있느냐 말이다. 제로, 빵, 부존, 아무것도 없다. 기껏해야 남들이 다 만들어 놓은 정책을 가지고, 저는 그거 좋아요, 저는 그거 싫어요. 이거 밖에 없다.
더 얘기하자면, 박근혜라는 한명의 정치인이 상징하는 그룹, 이 세력들은 진짜 정상적인 국가였다면 예전에 무덤속으로 파묻어 버렸어야 하는 인물들 뿐이다. 진짜 저들은 박근혜를 돌아가신 선왕의 공주로 생각하는 충신의 무리들이 아닌가 싶다. 거기다가 소위 박근혜의 주된 지지세력이라는 그룹들도 마찬가지다. 아마 그 무리들은 독재자 박정희가 안가에서 술 먹다가 자기 부하 총 맞고 뒈졌을 때, 왕이 돌아가신걸로 착각해서 소복입고 통곡하던 사람들이었을 거다.
그런 박근혜와 그런 박근혜의 지지자들에게 이 나라의 대권을 물려주는게 좋은 일이라고?
그게 지금 니가 하는 말이냐고?
맞다.
니가 지금 여름 무더위 다 끝난 판에 더위 먹고 헛소리 하는구나 하는 지탄의 한숨소리가 들리는 듯 하지만, 난 멀쩡하다.
내가 왜 이런 황당한 개소리를 결론으로 내리게 되었는가에 대해서 이제부터 설명을 해볼 참이니 다 읽기나 하고 돌을 던지시라. 뭐 던져봤자 나한테 날아오지도 않는다. 데이터만 전송하는게 아니라 실물을 전송할 수 있는 물질전송기가 발명되기 전까지는 말이다.
첫번째 이유는 한마디로 표현해서 이렇다. 설거지는 밥먹은 자의 의무라는 얘기다.
밥은 가카 패거리가 다 해먹었다. 나꼼수의 표현대로 가카와 그 무리들은 앞전의 조폭정권들과 완전히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다. 한마디로 표현해서 금융사기단 정권이었다는 얘기다. 그들이 보수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어서 FTA를 추진하고 미국 종속적인 정책들을 만들고 북한을 압박한 게 절대 아니다. 이들은 돈이 되는 방향으로 모든 일을 끌고 갔을 뿐이다. 김어준 딴지 총수는 매우 간결한 표현으로 이들의 성향을 정리해 낸 적이 있다.
이들은 국가를 수익모델로 삼고 있다. 우리들의 세금을 자신들의 수익의 원천으로 생각한다는 소리다.
얘들은 전방위적으로 매우 꼼꼼하게 해쳐먹었다. 4대강이 그렇고, 수도없이 많은 권력형 주가조작 사건들이 그렇다. 이들의 손에서 저질러 졌던 수많은 작태의 결과로 수많은 국민들의 세금과 수많은 개미 투자자들의 투자금과 수많은 저축은행 예금자들의 예금이 이들의 주머니로 빨려 들어갔다. 아마 그중 백미는 인천공항 인수가 되겠지.
아마 이 정권 끝나고 나면 우리가 기대했던 "법정에 선 가카의 모습" 대신에 삼성을 능가하는 거대 그룹, MB그룹 또는 청계그룹의 등장을 보게 될지도 모른다.
이들이 이렇게 이 국가의 피를 빨아 먹느라 망쳐진 국가적 차원의 사업이 한두개가 아니다. 벌써 그 후유증이 나타나면서 주가는 곤두박질, 환율은 용솟음치고 있는 상황이다. 이젠 이런거 방어할 외환 보유고도 별로 없고, 오히려 반대로 국가차원의 부채가 천문학적으로 깔려버린 판이다. 다음 정권은 아마 그 무서운 부채들의 이자 대는 것 조차 버거워 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우리는 줄어든 소득과 엄청난 인플레를 경험하면서 하루하루 밥 먹는게 두려워 질 것이다.
이 상황에서 정권을 가져와서 설거지를 해 주겠다고? IMF때 김영삼정권이 OECD 가입하겠다고 뻘짓하다가 망쳐먹은 국가경제를 복구하는데 민주정부 10년의 세월이 소모 되었다. 그 흔한 경기 부양책 한번 맘대로 못 쓰고 펀더멘탈을 강화하겠다는 목표아래 그렇게 개고생을 하면서 복구 시켜놨는데, 누가 칭찬 한번 했나? 그 와중에 노동자 권리 못 지켜줬다고, 부동산 가격 못 잡았다고 욕만 바가지로 먹었지.
그러니까 지금 가카 패거리가 말아먹은 국가를 또 우리에게 던져주고, 다시 개고생 하면서 살 찌워 놓으라는 식의 상황을 또 받아들이겠다고? 난 반대다.
설거지는 밥 먹은, 그것도 밥상을 개판으로 만들면서 쌀통의 쌀은 다 지들 주머니에 불룩하게 챙겨넣은 놈들의 밥상을 우리보고 설거지 하라고? 그걸 하러 가자고?
걔들이 밥 처먹으면서 어질러 놓는 동안 옆에서 팔짱끼고 지켜 보면서 자기 밥그릇만 지키고 서 있던 박근혜에게 설거지를 맡기는 게 옳다고 본다.
두번째는 인재의 소모가 싫기 때문이다. 더 이상의 인재를 무의미하게 소모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아직 우리 정치권에는 제대로 된 야권의 시스템이 갖추어져 있지 않다. 차마 정당이라고 불러주기도 싫은 민주당, 아직 정당의 틀도 못 갖춘 기타 군소 야당들, 모두가 공멸할 상황에 닥쳐서도 의원직 총사퇴 같은건 꿈도 못꾸는 나약한 야당 정치인들, 그 와중에 주판알부터 먼저 튀기는 정당 주변의 브로커들.
이런 상황에서 우리에게 정권을 맡아줄 만한 정치인이 다가올 수는 없다. 겨우겨우 마지못해 한명이 등장했다 치자. 그는 집권하자마자 저쪽이 아닌 우리들 내부의 싸움에 휘말려 그거 조정하느라 정신 못차리게 될 것이다. 만약 그런 사람이 등장했고, 상상하기 힘들 정도의 내공과 뚝심으로 이런 문제들을 해결했다 치자. 그는 아마도 정권을 마치자 마자 검찰이라는 명찰을 단 사냥개들에게 물려 죽게 될 것이다. 자기들 이권을 심대하게 침해한 넘은 물어죽이는게 검찰의 임무 아니었나?
그렇지 않게 막아줄 자신이 우리에게 있었던가?
가카 개새끼, 가카 씹새끼 소리는 입에 달고 살면서도 왜 우리에게는 제대로 된 야당이 하나도 없는가 하는 고민 따위는 하지도 않고, 고민을 하더라도 누군가 알아서 해 주겠지 하면서 모른체 하고 술이나 먹고 있고, 가능성이 엿보이는 초짜 정치인들을 보면 저 자식은 또 뭘 얼마나 해 먹은 넘인가, 하고 의심의 눈초리나 보내고.
심지어 정치권 근처에는 얼씬도 안하던 사업가나 시민운동가를 붙들고 정치를 대신 해달라고 조르는 게 오늘날 우리들의 모습일 뿐이다. 진짜 괜찮은 사업가 문국현을 그렇게 망쳐 먹은게 얼마나 오래전 일이라고, 이제 또 안철수를 불러다가 제2의 문국현을 만들어 볼려고 노력하는가 말이다.
쓸만한 정치인들은 많다.
문재인부터 시작해서 읊어 보더라도, 안희정도 있고 김두관도 있고 천정배도 있고 박영선도 있고 다들 각자의 장점이 있고 각자의 흠결이 있는 사람들이다. 뻘짓의 전적이 있긴 하지만 정동영도 유시민도 적절한 상황이 온다면 한번쯤은 믿고 맡겨볼만한 사람들이다. 부산에서 홀로 수십년간 싸워온 김정길도 있고, 하여간 우리가 한번쯤 이름을 들어본 야권 정치인들은 상황만 주어진다면 다들 한가닥씩 할만한 장점은 있는 사람들이다.
그들이 가카의 뻘짓, 아니 가카의 노략질에 비한다면 새발의 피도 안되는 실수를 할 때마다, 우리는 그들을 매장해 왔다. 아니 지금도 곽노현이라는 쓸만한 교육감 하나를 다함께 힘을 합쳐 매장하는 중이다.
박원순이나 안철수는 언제쯤 매장이 될까?
이 모든 부조리한 시스템을 고칠 생각은 하나도 없고, 이 부조리한 시스템과 싸우다가 상처받은 우리편 선수를 매장하기만을 즐기는 우리들에게는 절대 소모되지 않고 역사에 남을 만한 인재가 다가오지는 않을 거다.
그 부조리한 시스템이 전혀 고쳐지지 않은 상태에서 문재인(아마도 문재인이 차기에는 제일 유력할 거 같아서 하는 얘기다.)같은 순수한 초보 정치인에게 아마도 역사상 가장 가혹한 환경에서 취임해야 하는 대통령 자리를 맡기고 싶지 않다는 것이 내 생각이라는 얘기다. 그렇게 어려운 일을 맡겨놓고 또 조그만 실수 하나를 하면 전 국민이 힘을 합쳐 물어 뜯고 매장하려 들게 너무나 뻔히 보이기 때문이다.
이러다가는 가물에 콩나듯 나타나는 쓸만한 정치인들 씨가 마른다. 차라리 박근혜에게 차기를 맡기고, 그녀가 쥐톨만한 실수라도 하면 가열차게 씹어주고 빨리 설거지 하라고 닥달하고 제대로 못하면 매장해 버리는게 역사적 관점에서 우리에게 이득이 된다.
세번째는 자본주의의 근본적인 문제들을 느껴보고 싶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를 보자. 공화당 대통령이 나와서 전쟁이나 하고 뻘짓을 해서 미국경제를 망쳐 먹으면 꼭 민주당 대통령이 나와서 설거지하고 뻘짓을 만회하고 다시 미국을 먹고 살만하게 복구해 놓는게 반복된다.
비록 이번에 오바마는 뜻한바를 다 못 이루고, 치솟은 실업률 때문에 재선도 위험해 보이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그런 흐름을 타고 있는 건 사실이다.
자본주의는 근본적인 문제를 가지고 있어서 엄청난 수정을 가하지 않는다면 붕괴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나같은 빨갱이들한테는, 붕괴와 몰락을 향해 가는 자본주의 시스템에 꼭 누군가 나타나서 산소호흡기 달고 링겔 꽂아서 다시 살려놓는 그 꼬락서니가 진짜 보기 싫을 뿐이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실제로 우리는 97년도에 IMF를 맞이하면서 자본주의 체제, 시장지상주의 경제 체제에 대한 심각한 질문을 했어야 한다. 하지만 오히려 민주정부 10년간 신자유주의의 물결에 휩쓸려 자본주의의 폐해를 더 심화했을 뿐이다. 겨우겨우 연명을 시키긴 했지만.
이제와서 가카의 무리가 자본주의중에서도 최악인 천민자본주의, 그 중에서 불법까지 가미한 "오로지 돈이 최고주의"를 적용해서 그나마 남은 국가적 재화들을 탈탈 털어 처먹은 상황에서 또 우리가 나서서 문제를 땜빵하겠다고?
그냥 내비둬 보면 안될까? 국민의 1/3은 생계 유지가 힘든 수준으로 전락해서 노숙자가 되거나 무장강도, 폭도로 변하고, 또 다른 1/3은 하우스 푸어로 전락해서 모든 수입을 주택담보대출 이자로 갚아야 되고, 0.1%의 창고에서는 젖과 꿀이 흘러 넘치다 못해 썩어 나가는 상황을 만들어 보면 안될까?
그래서 우리 모두가 씨바, 도저히 자본주의 가지고는 우리 공동체를 이끌어 나갈 수가 없구나~ 하고 깨닫고 하다못해 사민주의 비슷한거라도 대안을 고민해 보고, 우리 스스로 인간다운 대접을 받으면서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 보려는 노력이라도 해보게 되는 그런 사회를 만들어 보면 어떨까?
그러니 가카가 시작한 이 위대한 과업을 근혜공주가 이어서 완수하게 되는 그런 상황이 오는게 더 좋다.. 라고 주장하고 있다는 얘기란 말이다. 얘기하고 나서 보니 무슨 가카 요정설, 가카 천사설(정치에 무관심한 국민들에게 정치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기 위해 가카께옵서 일부러 뻘짓을 자행하고 있다는 매우 과학적인 학설) 비스무레 하게 되고 말았지만 난 진짜 저렇게 생각한다.
맞다.
아무리 진지하게 말하는 척 했지만, 이 주장 모두가 하도 답답해서 주절거리는 술주정에 불과하다는 거 나도 잘 안다.
지금 이 상황도 끔찍한데, 여기다가 근혜공주 오년을 더 하자고? 차라리 이민을 가거나 그도 안되면 자살이라도 해야 되는거 아닌가 싶을 정도다.
그렇지만 아니라 해도 현실은 현실이다.
나또한 가카의 뻘짓을 지켜보면서 아무런 행동도 못하고 있는 한 소시민에 불과하다. 그러나, 나는 나한테 닥쳐온 불합리한 상황과 내가 겪는 모든 피해들을 해결해 달라고 한 선량한 사람을 망가질게 뻔히 보이는 길로 밀어 넣을 만큼 뻔뻔하지 못한다. 아니 그러고 싶지 않다.
문재인 얘기만은 아니다. 비록 그가 정치하기에는 너무 곧은 성품의 소유자라서 아수라장 같은 정치판에 들어가기 싫어하고 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모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신의 희생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느껴가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에게 이 모든 엄청난 문제들을 해결해 내라고 요구할 자격이 우리 모두에게, 그 누구에게도 없다는 것 정도는 안다.
다른 어떤 누구도 마찬가지다.
노무현의 최후를 지켜보면서도, 또 다른 누구에게 그와 똑같은 길을 또 가라고 등을 떠미는 것은 어쩌면 죄악일지도 모른다. 그 정도의 양심은 있어야 한다.
결국 남은 것은 딱 하나의 길 뿐이다.
누구 하나가 아닌 것.
누구 하나의 등을 떠미는게 아니라 어깨를 겯고 함께 가는 것.
누구 하나에게 책임을 지우는 게 아니라 우리 모두가 책임을 똑같이 나눠 지는 것.
그리고 힘들고 귀찮더라도 사람에게 책임을 맡기지 말고, 기왕에 만들어진 시스템이라도 잘 지켜질 수 있도록 서로 서로 노력하는 것.
그리고 살아가면서 수도없이 쏟아지는 불의한 유혹에 미력하나마 저항하는 것.
바로 이 글을 읽는 당신과 내가 똑같이 노력하고 함께 책임지는 길을 찾아 보는 것만이 우리에게 아주 작은 희망이라도 줄 수 있는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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