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를 위한 FTA`

언론 2012. 2. 16. 09:02

"1%를 위한 FTA"

[기억하라! MB 4년] 4. 한미FTA를 반대한다

"아마도 유사 이래 손에 꼽을 만큼 드물도록 사람들의 정리(情理)가 탐욕으로 해괴해진 이 시절과 해괴한 난군(亂君)을 겪는 오늘을 이렇게라도 기록해 두어야 할 듯도 싶었다."

<프레시안> 손문상 화백은 <한겨레> 장봉군, <경향신문> 김용민, <노컷뉴스> 권범철 화백과 함께 'MB정부 지난 4년의 현대사'를 한 권의 시사만화집으로 묶었다. 만평 사이사이 여백은 자유기고가 유한이 씨가 채웠다.

책 <기억하라>가 '희망 2012년, 대한민국 민주주의
교과서'로 우뚝 서길 기대하며, 그들의 만평을 주제별로 다섯 번에 걸쳐 싣는다. <편집자주>

▲ 신 을사오적 ⓒ깁용민/경111123

결국 대한민국의 미래는 '날치기' 당했다.

2011년 11월 22일, 박희태 국회의장을 대신해 국회 본회의를 비공개로 진행한 정의화 부의장은 가볍게
의사봉을 휘둘렀다.
"탕, 탕, 탕."

▲ 기억하라, 151人 ⓒ손문상/프111123

직권 상정된 한미FTA비준동의안은 재적의원 295명 중 170명이 참석한 가운데 찬성 151명, 반대 7명, 기권 12명으로 통과됐다. 한나라당 국회의원 141명, 자유선진당 5명, 미래희망연대 5명 등 151명의 국회의원이 그 주역이다.

한미FTA 날치기 통과로 할 말을 잃은 시민들은 분노를 가슴에 품고 거리로 나섰고, MB 정부는 체감온도 섭씨 영하 6도의 날씨에도 불구하고 물대포로 맞섰다. 시민들 손에 들린 촛불은 꺼져 버렸고
눈물마저 얼어붙었다.

▲ (상단 좌측) 협정문 번역 오류 ⓒ장봉군/한110413, (하단 좌측) 사실이 아니길 ⓒ장봉군/한101012, (하단 우측) 전작권에 FTA에, 에휴 ⓒ장봉군/한100628

미국 국회의사당에서 MB가 한 연설문을 미국 로비 업체가 초안을 만들었다는 보도는 차라리 애교에 가깝다.

국가의 미래를 좌우할 협정을 체결하면서 협정문의
번역에 오류가 발견됐는데도'실수'라는 말로 넘어가고, 신중하게 이해득실을 따져야 할 국회에서는 논의 과정도 생략한 채 비준동의안을 서둘러 통과시킨 사실 앞에서는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2000년대 초반 볼리비아에서 발생한 '물 전쟁'이 더 이상 '강 건너 불구경' 아닐 것이라는 보도 앞에서는 눈앞이 캄캄해진다.

▲ 연설문은 전문 용역에게 맡기세요 ⓒ권범철/노111108

▲ FTA, 볼리비아를 삼키다 ⓒ김용민/경111104

볼리비아는 IMF 경제위기 당시, 코차밤바Cochabamba시의 상하수도사업 운영권을 민간기업인 미국의 벡텔Bechtel에 넘겼다. 2000년 영업을 시작한 벡텔은 물값을 네 배가량 올렸고, 이를 감당할 수 없었던 일부 서민은 빗물을 받아먹기 시작했다.

벡텔의 압박에 굴복한 볼리비아 정부는 빗물을 받을 경우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법을 만들었다.

이에 분노한 시민들은 '물 전쟁'이라 불리는 격렬한
저항운동을 전개했고, 이에 무릎 꿇은 볼리비아 정부는 물 사유화 금지법을 만들고 벡텔의 운영권을 박탈했다.

문제는 이때부터였다. 허점을 찾던 벡텔은 볼리비아와
네덜란드가 체결한 양자투자협정에 투자자국가소송제ISD가 있음을 발견했고, 이를 빌미로 볼리비아 정부를 상대로 한 2600만 달러 규모의 소송을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에 제기했다. 6년간의 지루공방 끝에 결국 합의를 이뤘지만 이로 인해 볼리비아가 치러야 했던 사회 비용은 어마어마했다.

전문가들이 지적하는 한미FTA의 가장 큰 독소조항, ISD의 문제를 명쾌하게 보여주는 예다.

▲ 병상의 막내 ⓒ김용민/경111103

▲ 월드컵 끝나고 정신차려보니 ⓒ김용민/경100628

다음은 한 네티즌이 '엣지풀이'라는 제목으로 정리한 한미FTA의 독소조항 해설이다. 불평등한 축구경기를 빗대 설명하고 있다.

한미FTA 엣지풀이
축구를 예로 든 독소조항 해설


- 원래의 FTA취지 : 양쪽에서 필요한
선수를 맞트레이드한다.

- 독소조항 설명 :

1. 래칫 조항 : 한국팀은 전진만 할 수 있고,
수비를 위한 후퇴는 불허한다.
2. 네거티브 방식 개방 : 한국팀이 수비할 곳을 미리 정해야 하고, 정해지지 않은 공간에는 수비수가 갈 수 없다.
3. 미래의 최혜국
대우 조항 : 우수선수를 영입하면 먼저 미국팀에 준다.
4. 투자자-국가 제소권 :
미국선수가 공을 몰고 가다 혼자 넘어져도 페널티킥을 준다.
5. 비위반 제소권 : 미국팀이 원하는 만큼 득점을 못하면 페널티킥을 준다.
6. 정부의 입증 책임 : 한국팀이 넣은 골은 똑같이 다시 한 번 재현할 수 있어야 인정한다.
7. 간접수용에 의한 손실
보상 : 한국팀 응원단이 시끄럽다고 인정되었을 때 페널티킥을 준다.
8.
서비스 비설립권 인정 : 다른 경기장에서 넣은 골도 이 경기의 미국팀 득점으로 인정한다.
9.
공기업 완전 민영화 & 외국인 소유 지분 제한 철폐 : 미국팀 선수를 한국팀 선수로 뛰게 하는 것에 대해 시합 중이라도 동의해야 한다.
10.
지적재산권 직접 규제 조항 : 한국선수들이 반칙했을 경우 미국팀 감독의 재량에 맡긴다.
11.
금융 및 자본시장의 완전 개방 : 한국팀 골키퍼가 슛을 한번 막을 때마다 한국팀 골대 폭을 50센티미터 씩 늘린다.
12. 스냅백 조항 : 한국팀이 반칙을 했을 경우, 이 시합은
축구가 아닌 미식축구로 바꿀 수 있다.

기타 : 미국은 각 나라와 FTA를 맺으면서 FTA이행법을 만들었다. 이 법에서 "미국법률에 저촉되는 모든 FTA 규정은 어떤 상황에서든 모든 미국인에게 무효다"라고 선언했다. 미국에서는 FTA가 단순한 행정협정일뿐이다.

(위 내용에 대한 저작권자를 확인할 수 없어 저작권자 표시 없이 사용했음을 알립니다. 저작권자가 확인되는 대로 합당한 조치를 취하겠습니다.)

▲ 1퍼센트를 위한 FTA ⓒ장봉군/한111123

▲ 서민 잡는 FTA ⓒ장봉군/한111123

▲ FTA, 우리는 무엇을 잃게 되나 ⓒ장봉군/한111114

▲ 상생법은 따로 있다 ⓒ김용민/경101027


* 이 책에 실린 시사만화의 카피라이트 표시는 다음과 같습니다. ⓒ권범철/노101207. 이는 저작권자 권범철, 노컷뉴스 2010년 12월 7일자에 게재되었던 것임을 의미합니다.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10120212222726&section=02

Posted by skidpa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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