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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8.13 이자와 임금 [김빙삼]

이자는 반드시 내기만 해야 하는 건가?
 
 
임금론에 맞먹을 만큼 복잡한 이론이 있다면 그것이 이자론이다.
수많은 경제학자들이 다루었고다루고 있고또 다룰 문제다하지만 우리로서는 그런 학구적인 이론은 관심 밖이다다만 진짜로 이자를 내야만 하는 것인지또 이자는 낸다면 얼마나 내는 것이 적절한지를 따져보고 싶은 것뿐이다.
이자에 대해서는 많은 학자들이 다양한 의견을 내놓고 있다아리스토텔레스의 이자 금지론부터 맬더스의 생산력설이나 피셔의 시간선호설케인즈의 유동성선호설까지 다들 나름대로의 분석을 내놓고 있다.
여러 이론들이 다 나름의 논리적 근거를 갖고 있지만 오늘날 대체로 설득력 있는 이론으로 인정받는 시간선호설은 인간이 기본적으로 미래재에 대한 불확실성에 대한 보상을 요구할 뿐 아니라현재재가 갖는 투자 이익을 감안할 경우 화폐의 자본화에 따른 자본 생산성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으로 보는 것이다케인즈는 현금이 갖는 유동성 자체가 인간의 선호점이며이것이 이자 발생 원천으로 이해하고 있다.
우리는 여기서 모든 경제 원리의 파악을 노동가치로부터 출발하기로 했기 때문에 케인즈의 유동성선호설을 다루기는 어렵다.
다만 시간선호설에 대해서는 다소 다른 해석을 내 놓을 수 있다인간은 기본적으로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해 불안해하는 것은 사실이며또한 현재의 자본이 분명 그 자체로 생산성을 갖는 것도 사실이다하지만 이 모든 가정들은 이미 노동가치가 화폐화 되고또 자본화 한 이후의 얘기다우리가 따질 것은 좀 더 근본적인 물음이다.
인간은 분명히 불확실한 미래에 대해 불안해한다그래서 인간은 불안한 미래를 위해 노동을 저장하고자 한다.앞에서도 살펴보았지만 인간의 노동력 저장은 매우 다양한 방식으로 이루어진다논밭을 경작한다든가도구를 만든다든가혹은 곡식이나 과일사냥감 등 잉여 생산물을 저장하는 식으로 말이다하지만 이 어떤 형태의 원시적인 노동저장 수단도 미래에 그 노동 가치가 불어나도록 하는 저장 방법은 없다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원래의 노동생산물이 갖는 교환가치나 사용 가치는 줄어들기만 할 뿐이다곡식은 썩거나 부패하기 쉽고,도구는 시간이 지날수록 낡으며힘들게 경작한 논도 한 두 해만 버려두면 황폐해지기 마련이다인간이 불확실한 미래를 위해 노동을 저장하려는 의도는 당연한 것이지만결코 저절로 그 가치가 늘어나게 저장할 방법은 없으며 오히려 줄어들거나 소멸할 가능성만 있는 것이다그것은 모든 가치가 인간의 노동으로부터 나오는 것인데 인간의 노동이 더 투입되지 않고 가치가 증가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시간선호설에서 보는 것과 같은현재재를 투자해서 미래에 더 큰 자본 이익을 볼 수 있는 기회비용으로서의 이자를 이해하는 것은이미 노동의 교환가치가 화폐로 표시된 후그 화폐가 자본화한 이후의 과정을 설명하는 것이다노동의 교환가치 그 자체가 불어나는 것이 아니라 자본이라는 괴물의 힘을 얻어, ‘권력관계로 노동력을 수탈함으로써 생기는 잉여가치이다그것은 자본주의적 수탈에 의한 가치 증식에 대한 기회비용을 뜻할 뿐이며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화폐의 자본화가 이미 권력관계의 메커니즘을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조선시대에도 춘궁기 때 관곡을 빌려 먹거나 혹은 부잣집에서 양식을 빌려먹으면 가을에 추수하고 나면 반드시 이자를 더해서 갚아야했다지금도 우리는 은행에서 돈을 빌리면 이자를 갚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다또한 돈을 맡기면 이자를 받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했다하지만 서부개척 시대의 은행은 사정이 달랐다돈을 빌려주면서 높은 이자를 받았는지는 모르겠지만돈을 예금하더라도 이자를 지급하지는 않았다심지어 보관료를 받았다스위스 은행의 비밀계좌도 이자를 지급하기는커녕 보관료를 징수하지 않는가그 말은 화폐자체로는 아무런 증식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는 반증이며이자가 생겨난 배경이 시간선호설에서 말하는 것과는 다른 이유즉 빌리는 자와 빌려주는 자의 권력관계에서 비롯되었음을 짐작을 할 수 있다.
문제는 인류의 역사 대부분의 시기동안 빌려주는 자가 빌리는 자보다 권력의 상위에 존재해왔다는 사실이다따라서 당연히 이자는 빌리는 자가 내야만 하는 것으로 인식되어 왔다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한 화폐는 새끼를 낳지 못한다’ 는 말은 화폐가 자본화되어 그 자체가 권력을 가지게 되는 과정을 무시하고 있기 때문에 나온 말이다또한 시간선호설이 주장하는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한 대가라는 이론은빌리는 사람보다 오히려 빌려주는 사람의 경우가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더 크다는 것을 이해한다면 그 모순점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빌리는 사람은 현재가 불확실한 반면 미래는 상대적으로 확실하기 때문에 빌리려는 것이며빌려주는 사람도 그것을 인정하기 때문에 빌려주는 것이다그로서는 미래라고 해도 더 잃을 것이 없기 때문이다반면에 빌려주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그냥 보관한다면 가치가 훼손될 것이 분명하므로 미래가 더욱 불안한 것이다의외로 미래가 불안한 사람은 빌리는 사람이 아니라 빌려주는 사람이라는 뜻이다경주 최부자가 풍년이 들어서 쌀을 만석이나 수확했다고 치자만약 아무도 그 쌀을 꾸어 먹지 않는다면 그 쌀은 쥐들 좋은 일 하거나 썩어 없어질 뿐이다불안한 미래는 바로 최부자 자신의 미래인 것이다그러니 이자를 요구할 입장은 아니다빌려가는 사람이 당장 굶어 죽을 처지여서 무릎 꿇고 빌려가야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말이다.
잉여 생산물을 미래까지 보관해야하는 사람의 경우에 만약 그 생산물을 빌려가는 사람이 없다면 그는 가만히 앉아서 그 생산물의 가치가 줄어드는 손해를 감수할 수밖에 없다설사 그것이 화폐로 표시되었다고 해서화폐는 상하지 않으니 손해나지 않는다고 할 수 없다화폐로 보관하는 경우에 상하지 않고 가치가 보관되는 것은 화폐의 물리적화학적 성질 때문이 아니라 이미 화폐로 교환되었다는 자체가 빌리는 사람이 존재했음을 가정하고 있고또한 화폐가 이미 빌리는 자로부터 나중에 되돌려 받을 수 있는 노동가치 교환권이기 때문이다,화폐로 보관한다는 자체는 이미 빌려주는 자와 빌리는 자사이의 권력관계 메커니즘이 이미 작용한 후라는 뜻이다.
임금이든 이자든 모두 거래 상대방 간의 권력관계에 의해서 결정된다이자의 존재 이유는 다만 빌리고자 하는 측이 빌려주는 측보다 약한 위치에 있기 때문 다름 아니다.
 
 
 
 
 
 
 
임금에 대한 단상
 
 
참으로 옛날부터 경제학자들은 임금과 관련하여 여러 가지 이론들을 내 놓은바 있다하지만 우리가 경제학적인 탐구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들의 이론이나 주장을 자세히 다 알고 넘어갈 필요는 없다.
여러 복잡한 이론에도 불구하고 간단히 설명하자면 임금이란 노동자가 자본가에게 자신이 갖고 있는 유일한 생산수단인 노동을 돈을 받고 파는 과정에서 결정되는 노동의 값이라고 할 수 있다마르크스 할아버지는 이런 식으로 노동이 그 자체로 상품화가 되어 버림으로써 그 결과 생산된 상품과 노동이 별개의 가치를 가지게 되는데 주목했다.
옛날 어떤 사람이 대나무로 소쿠리를 짠다고 생각해보자만약 분업이 발전하기 전 원시상태였다면 그는 산에 가서 직접 대나무를 잘라다 다듬고염색해서 그것으로 바구니를 짰을 것이다완성된 바구니가 갖게 되는 교환가치의 100%가 그 사람의 노동으로만 이루어져 있다그가 파는 것은 눈에 보기에는 대나무 바구니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그가 쏟은 바구니 짜는 노동인 것이다.
반면에 어떤 자본가가 돈을 주고 사람을 시켜서 대나무를 잘라 오도록 만들고또 그것을 다듬게 만들고마지막으로 소쿠리를 짜게 만들었다고 가정해보자자본가는 대나무를 잘라온 사람에게도다듬는 사람에게도그리고 소쿠리를 짜는 사람에게도 노동의 대가로 각각 임금을 주었다고 가정해보자완성된 소쿠리는 더 이상 그것을 짜는 사람들의 것이 아니다또 그 사람들의 노동을 대변하지도 않는다왜냐하면 그는 그 소쿠리와 상관없이 자신의 노동의 대가를 돈으로 받아갔기 때문에 더 이상 생산물인 소쿠리와는 상관이 없기 때문이다말하자면 후자의 노동자는 그가 소쿠리를 짜든지 그물을 짜든지아니면 베를 짜든지 간에 그 생산물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말이다그는 그냥 돈을 받고 자신의 노동을 판 것일 뿐 그 생산물과는 아무런 관계를 가지지 않는다는 뜻이다.
전자의 경우 대나무 소쿠리와 그것을 만든 사람의 노동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지만후자는 생산된 소쿠리와 그것을 만든 사람을 연관시키려야 연관시킬 수가 없다그 소쿠리는 임금을 지불한 자본가의 것이지 더 이상 그것을 만든 사람들의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이런 것을 마르크스 할아버지는 노동의 소외라고 불렀다노동이 노동의 결과물과 헤어졌다는 뜻이다.
특히 자본이 축적되면서 자본자체가 생산성을 높이는 역할을 하게 되면서 부터 더 이상 가내수공업적인 생산방식은 막을 내리게 된다자본가들은 그동안 축적해둔 자본으로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기계 장치를 마련하고 임금 노동자를 고용한다앞서 얘기한대로 자본은 그 자체로 똘똘 뭉쳐진 노동의 결과물이다따라서 원칙대로라면 자본가가 투입한 자본이 가지는 교환가치와 생산 활동을 하는 노동자가 투입하는 노동의 교환가치를 공정한 비율대로 계산한 후 최종 생산물 또한 그 비율대로 분배하면 깔끔하게 결론을 맺을 수 있는 일이었다.
예를 들어 자본가가 제공한 소쿠리 짜는 기계를 제공하고노동자는 그 기계를 이용하여 소쿠리를 짠다고 가정해보자최종생산물은 소쿠리 짜는 기계를 만드는데 든 노동과 실제 소쿠리를 짜는데 든 노동의 비율을 계산하여 그 비율대로 분배하면 될 일이었다하지만 자본가는 절대 그렇게 하지 않는다그는 일정한 임금을 지불할 뿐최종 생산물과 노동자의 노동은 절대로 연관시키지 않는다당연히 노동자에게 돌아갈 임금은 투입한 노동의 비율대로 최종 생산물을 배분했을 때 돌아가는 소득보다 훨씬 적을 것이다.
왜냐하면 자본가가 소쿠리 짜는 기계를 개발해서 가지는 순간 소쿠리 짜는 것을 업으로 삼던 사람들은 더 이상 그 기술이 쓸모없어져 버리기 때문이다소쿠리 짜는 일에 관한 한 그들은 기계를 가진 자본가에게 약자의 신세로 전락하게 되기 때문이다.
자본가는 예전부터 전해 내려오던 소쿠리 짜는 기술자들의 기술을 자연스럽게 쓸모없는 것으로 만들어 버리고,더 이상 그 기술로는 밥을 먹고 살지 못하게 만들어버린다.
소쿠리 짜는 기계라는 자본이 등장하기 전에는 소쿠리 기술자는 그 자본가와 아무런 상관이 없는 독립적인 생산 활동의 주체였으나기계즉 자본이 등장한 뒤로는 아무 것도 할 줄 모르는소쿠리도 짤 줄 모르는무지렁이가 되어버렸기 때문에 자본가가 시키는 일이라도 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으며이러한 불평등함이 양자간의 임금계약의 기초를 이루기 때문에 그 소쿠리 기술자는 단순 노동자가 되어 이전에 자신의 기술을 갖고 있을 때에 비해 자본가 앞에 예속적이 될 수밖에 없고불평등한 임금을 감내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자본의 힘은 이런 것이다상대방(노동자)를 건드리지 않고도 얼마든지 상대방을 무력화시키고 예속시켜버릴 수 있다임금은 발생 초기부터 불평등하게 책정되도록 하는 본질을 품고 태어났다.
임금을 화폐로 지불하는 것 또한 그 편의성을 떠나 노동을 생산물과 완전히 분리시켜버림으로써 자본가가 적정 배분 이상의 수입을 챙겨가더라도 임금 근로자로서는 전혀 알 수 없게 하는 목적도 있다고 할 수 있다당연히 임금은 최종생산물이 갖는 교환가치에 대한 적정배분율에 의해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자본가가 임금 노동자를 고용하지 못할 정도임금 노동자가 더 나은 돈벌이를 갖지 못할 정도의 최저 임금 수준에서 결정되는 것이다.
이글을 읽는 당신은 당신의 임금이 어떤 메커니즘으로어떤 수준에서 결정되고 있는지를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임금은 결국 자본가와 노동자 간의 권력 투쟁의 산물이다물론 늘 자본가의 뜻대로 결정되기는 하지만 말이다.
아프리카에서 해마다 많은 사람이 굶어 죽는 것은 식량이 부족해서가 아니다전 지구적 입장에서 볼 때 식량 공급은 수요를 넘는다오죽하면 애완용 개새끼 먹이만 줄이더라도 지구에서 일어나는 기아의 상당부분을 막을 수 있다는 보고서까지 있을까아프리카 난민이 굶어 죽는 가장 큰 이유는 자본가들이 아프리카 노동자들로부터 그들이 필요로 하는 생존을 위한 식량 보다 더 큰 노동 교환가치를 얻어낼 방법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최근에 와서 북한에서도 굶어 죽는 사람이 많이 나온다고 하는데본적이 없어서 믿을 수는 없지만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그것 역시 식량의 부족 때문이 아니라 북한의 폐쇄적인 경제 운용방침이나 미국과 같은 적대국들의 북한 봉쇄정책으로 인해 자본가들이 북한 주민들의 노동력을 이용할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개성공단사업은 매우 중요한 대북한 자본 공급 통로였으나 쥐새끼 같은 정권에 의해 그 통로가 폐쇄될 위기에 처해 있는 것은 남북한 모두에게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임금이 결정되는 메커니즘은 생각보다 매우 간단하다만약 누군가의 연봉이 1억원이라면그 금액은 두 가지의 의미를 갖고 있다첫째자본가는 분명히 그 사람으로부터 (평균적으로) 1억 원 이상의 노동 교환가치를 뽑아낼 자신이 있다는 것이다물론 재수 없어서 사람을 잘못 뽑거나 임금 책정을 잘못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평균적으로는 그렇다는 뜻이다.
둘째, 1억원이라는 금액은 그를 고용하기 위한 가장 낮은 금액이라는 뜻이다앞서도 얘기했지만 그 정도 노동력을 가진 사람에게 평균적으로’ 주어져야하는 임금이 아니라 최저의 임금이란 뜻이다만약 그가 임금 결정에 참여할 자격이 없는 사람이라면 말이다하지만임금 결정에 참여를 하는 노동자의 경우에 그 임금결정은 달라질 수 있다우리나라도 최근 몇 년 전부터 대기업 등기임원을 중심으로 엄청난 연봉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물론 그 중에는 자본가들도 있겠으나연봉은 자본가로서 받는 것이 아니라 노동자로서 받는 것이므로 연봉 결정 메커니즘은 같다다만 그들은 그들과 같은 정도의 노동력을 가진 사람에게 평균적으로’ 주어져야 할 임금수준에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주더라도 문제없이 용인될 수 있는 최대한의 임금 수준에서 결정된다는 뜻이다.
지금은 사퇴했지만 삼성전자의 등기이사로 재직하던 이건희 회장은 노동자로써 연봉을 연간 100억 이상씩 받아갔다그가 삼성전자의 자본가로써 배당을 받는 것을 제외하고도 말이다과연 이건희씨의 노동력이 그에 상응하는 만큼이었다고 생각하는가?
임금은 절대로 제공되는 노동력의 양이나 질에 의해서만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임금은 권력의 산물일 뿐이다.굶어 죽을지 아니면 빌붙어서 배라도 채울지를 결정하게 만드는 권력에 의해서 임금이 결정된다.
복잡한 임금론은 다 잊어도 될 것 같다.



Posted by skidpa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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