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뚝심송'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7.03.02 손석희의 인터뷰
  2. 2016.12.30 반기문이 대통령이 되어선 안되는 이유 1
  3. 2013.03.19 화내는 법을 잊은 줄 알았다

손석희의 인터뷰

정의당 심상정 후보를 JTBC 손석희 사장이 인터뷰하는 것을 지켜봤다. 그중의 한 부분이 아주 인상적으로 다가왔기에 그 소감을 정리해 보도록 하자.

인터뷰는 그리 길지 않게 진행이 되었고, 말미에 이런 질문이 나오기 시작했다.

 

손 : 마지막 질문입니다. 당선 가능성과는 아주 현실적으로 보면 좀 거리가 있어 보이는데, 그럼에도 출마하시는 이유는 뭐라고 여쭐까요?

이에 대한 심상정 후보의 답변은 공격적이었다.

심 : 왜 그렇게 단정하십니까?

그러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광속으로 손석희 사장의 답변이 나왔다.

손 : 죄송합니다.

심상정 의원의 말은 이어졌다.

심 : 아직 선거일정도 확정 안됐는데 선거 다 끝난 것처럼 그렇게 말씀하시면 제가 섭섭하구요,

그러자 손석희 사장은 좀 더 확실하게 질문을 철회한다.

손 : 질문 취소하겠습니다.

그 취소를 웃음으로 받아준 심상정 후보는 이야기를 이어간다.

심 : 물론 6석의 작은 정당으로 단독 집권은 쉽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민주정치하에서의 선거는 당선자를 확정하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죠.

어떻게들 들으셨는지 모르겠지만 이 질문과 답변, 멋진 그림이었다.

우리는 너무 긴 시간 동안 1등 이외에는 아무 의미가 없다는 단순하고 저열한 생각에 사로잡혀 그 뒤에 숨어있는 수많은 사람들의 의지와 노력과 고통과 헌신을 보지 못하는 아둔함을 저질러 왔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절대 당선 가능성이 없다. 2017년 대한민국에서 그녀는 천지가 개벽해도 당선이 안된다. 그게 현실이다. 누구나 안다. 그러나 그렇게 당선 가능성이 없는 사람이 왜 대선에 출마하는지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보는 사람은 별로 없다.

왜 나왔을까? 당선도 안될 것을.. 그냥 걔들은 원래 그런 거야.

여기서 사고는 멈춘다. 손석희는 이런 사람들의 질문을 대신해 준 것뿐이다. 그러나 그런 질문은 무례하다. 한 사람의 의도와 행동을 비웃는 뉘앙스가 담길 수밖에 없는 질문이다. 흙을 한 지게씩 날라서 산을 옮기겠다고 나서는 우공을 비웃는 마을 사람들의 눈길이 담기기 때문이다.

그 질문이 무례한 질문이라는 것을 아는 손석희는 그 질문에 대해 심상정이 무슨 답변을 하건 사과할 준비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사과할 일은 애초에 하지 않는 것이 최고지만, 어떤 경우에는 사과할 것을 각오하고 해야 할 경우도 있다. 이런 질문은 후자의 경우에 해당한다.

해서는 안될 무례한 질문이지만, 누구나 가지고 있는 의문을 대신 나서 물어봐주어야 할 위치에 있기 때문에 하는 것이다. 그리고 빛의 속도로 사과를 한다.

거기에 아직 선거일정이 확정되지도 않았는데 왜 결과를 단정하냐는 항변, 섭섭하다는 항의가 들어오자 질문 자체를 취소하겠다고 한다. 섭섭한 게 맞다. 비록 선거일정이 확정되건 말건 당선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사실이 변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무례하지 않냐는 항변에 “섭섭”이라는 어휘는 매우 적절한 표현이다. 이런 궁금증을 가지고 있던 모든 시청자들에게 당신들의 의문이 어떤 사람에게는 이렇게 무례한 것이라는 점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다.

그리고 심상정의 해설이 이어진다. 사실 이 인터뷰의 핵심은 여기에 있다. 당선 가능성도 없는데 왜 자꾸 나오냐는 질문에 대한 심상정의 답변은 민주주의 하에서의 선거가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되어야 하는가를 아주 정확하고 간명하게 보여주는 멋진 연설이었다.

선거과정에서 유권자들의 다양한 이해와 요구가 쏟아져 나오고 뒤섞이면서 큰 방향이 결정된다. 그래서 당선자는 결국 그 선거과정에서 쏟아져 나온 모든 이해와 욕구의 총합이 된다.

즉 선거의 당선자는 선거 과정에서 유권자들이 밝힌 모든 요구사항을 받아들여 큰 방향으로 모아내고 그걸 수행해야 한다는 이야기이다. 그게 민주 공화국이 선거를 치르면서 일을 해 나가는 제대로 된 방식이다. 당선자는 당선되었다고 자기 맘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낙선자들과 그 낙선자를 지지한 유권자들의 요구를 수용해야 하며, 낙선자는 낙선했다고 무관심하게 돌아서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요구사항을 당선자에게 설득하고,  그 요구들이 관철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당선 가능성이 없는데 왜 출마하는가? 출마하는 것 자체가 가장 강력한 의견 개진의 일환이며, 여기에 이런 요구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회적 설득의 과정이기 때문이다.

심상정은 왜 출마했는가?

헌정사상 최초로 친노동 개혁정부를 수립하기 위해서라고 답을 한다. 그것은 심상정이 당선되어야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심상정과 정의당과 그를 지지하는 유권자들의 뜻은 당선자가 누가 되었건 받아 안아줘야 하는 것이 진정한 민주주의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민주주의의 본질을 너무 쉽게 잊어버린다. 그 본질은 스스로 자주 깨우쳐 줘야 한다. 민주주의는 머리수가 힘이고 다수결이 장땡인 제도가 아니다. 왕과 귀족이 권력을 독점하고 자신들만의 이해관계에 맞춰 국가를 운영하던 원시적인 제도에서 벗어나 이 사회를 구성하는 모두의 이해관계, 소수자들의 절박한 상황을 모두 담아내어 국가를 운영해야 한다는 “약자 보호의 원칙”이 대두되는 문명화된 정치제도라는 것이 본질 아니었던가.

선거는 그런 민주주의의 본질이 구현될 때에만 민주적으로 가동된다. 그저 승자 독식으로 이해한다면, 그건 파시즘이 될 뿐이다.

멋진 인터뷰를 보여준 손석희 사장님과 정의당 대선 후보 심상정 의원에게 감사를 드린다.


출처:http://murutukus.kr/?p=13475


Posted by skidpara
,

반기문이 대통령이 되어선 안되는 이유

요즘 들어 많은 생각을 한다. 누군가를 비판을 넘어 비난하는 글, 누군가를 욕하는 글, 누군가에게 뭘 하라는 글, 누군가에게 뭘 하지 말라고 말리는 글을 쓰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한다. 이런 걸 자꾸 쓰면 내 자신이 피폐해지는 느낌이 들어서라고 할 수 있겠다.

아무리 나쁜 사람이라 해도 나름대로의 생각이 있고, 나름대로의 인생이 있는데 그걸 가지고 뭐라 한들 그 사람이 듣겠나 싶어서 이기도 하다. 다만 그 대상의 행동이나 말이 이 사회에 심각한 피해를 초래할 경우로만 국한해서 욕을 해도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는 것이다. 나같은 백수 글쟁이가 욕을 한들 그게 말려지지도 않겠지만, 사람들에게 최소한 이건 아니라고 얘기는 할 수 있으니까 말이다.
그러나 그걸 못 지킬 때가 있다. 너무 말도 안되는 일을 봤을 때라고 할 수 있겠다. 바로 지금이 그런 때다.

유엔 사무총장을 역임한 반기문씨는 대한민국의 대통령을 하고자 하는 모양이다. 여기에 나는 왜 그가 이 나라의 대통령이 되면 안되는가를 간단히 밝히고자 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제 그만 쉬시라는 얘기다.

반기문은 거의 천재급으로 공부를 잘했다. 충북 음성 출신으로 충주고를 나와 서울대 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외무고시를 패스하고 그 때부터 외교관의 길을 걷게 되는데, 초딩 때부터 쟁쟁하다.

44년생이니 일제 때 태어난 사람인데 (어익후, 장인어른하고 동갑이시네.) 초딩 6학년 때 유엔 사무총장에게 편지를 썼다고 한다. 헝가리 사태에 유엔이 개입하길 권하는 내용이었다고 하는데, 그 때부터 유엔 사무총장이 되고 싶었나 보다. 그 후 충주중 충주고를 거치면서 미국 적십자에서 주최하는 영어경시대회에 우승하며 미국을 방문하게 되기도 하고, 존 F 케네디 대통령을 만나기도 했다고 한다. 충주고 수석 졸업, 외무고시 차석 합격, 외교관 연수 수석, 최소 5개국어 능통.

대단한 사람이다. 잘 알겠습니다. 알겠고요.

결국 외교부 소속 공무원으로 승승장구 하다가 참여정부 시절 외교통상부 장관으로 재직하면서 참여정부 내에서 잡음을 꽤 일으켰다. 이 부분이 많이 보도가 되질 않았는데, 참여정부의 대북정책을 매우 심하게 반대해서 정동영 통일부 장관하고 트러블도 있었고, 대놓고 항명에 가까운 짓을 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 기존의 정전협정(북한과의)을 평화협정으로 바꾸는 문제를 심도있게 검토한 적이 있는데, 그 결과 남한에 제안까지 했던 것을 반기문 당시 외교부 장관이 씹어 먹은 적이 있다. 그냥 자기 생각에 평화협정이라는 건 북한의 전술이라고 판단했다는 소문인데, 일개 장관이 미국의 그런 중요한 제안을 대통령에게 보고도 안하고 묵살한 것은 무슨 말로 변명을 해도 해명이 안될 중요한 문제라고 할 수 있겠다. 물론 보수 쪽에선 북한의 정체를 잘 아는 뚝심있는 장관이었다고 칭찬할 만한 일이긴 하지만, 남북 문제를 진지하게 다루고자 하는 입장에서 본다면 개새끼 소리가 절로 나올 만행이기도 하다.

또 베트남에 모여 있던 탈북자 486명을 당시 참여정부의 국가안전보장회의의 결정을 무시하고 공개적으로 일거에 입국시키면서 북한을 자극한 적도 있다. 마찬가지다. 조갑제 선생 같은 사람은 쾌거라고 칭송하겠지만, 일개 장관이 NSC의 결정을 무시한다는 것은 대통령을 우습게 봤다는 얘기밖에 안된다. 이거 징계성 경질 감이다.

그래서 잘 알겠는데, 이런 사람이 대통령이 되어서는 안될 이유가 뭘까? 보수적인 대북관을 가지고 있어서? 위계질서를 무너트리고 대통령에게 개겨서? 아니다. 그런 이유라면 오히려 보수계층에서는 환영받는다니까. 그 사람들이 노무현을 얼마나 무시하는지 잘 알지 않는가?

누구나 봐도 동의할만한, 객관적인 이유가 있다.

작은 것부터 시작하자.

일단, 유엔 사무총장이 문제다. 이 자리, 우리나라 노인네들이야 세계 대통령이네 하면서 제일로 높은 자리 아니냐고 우오오~~ 하는 자리이긴 하지만 반기문이 왜 이 자리에 앉게 되었는가를 생각하면 정말 창피한 일이기도 하다.

기본적으로 제3세계나 약소국에 배정하는 특혜성 취임이었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유엔에서 역량있는 리더가 나와 세계 정세에 어떤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을 미국 등 초강대국이 바랄까? 그렇지 않다. 다분히 상징적인 자리를 배정해 준 것 뿐이다. 일단 이 자리가 결코 대단한 자리가 아니라는 점을 먼저 지적해 두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자리에 앉게 되면 은근히 많은 각 나라의 정보를 알게 된다. 그래서 유엔총회는 중립성과 독립성을 위해 사무총장은 퇴임 후 소속 국가의 정부직책을 하지 말라고 권하고 있다.
이걸 정면으로 무시하게 된다. 무식한 나라 인증이지 뭐. 가뜩이나 무당 좋아하는 대통령 때문에 국격이 바닥에 처박혔는데, 이제 반기문을 대통령으로 선출하면 땅파고 내려가야 된다.

뭐 OECD에서도 강퇴될 지경인데 막보기로 나가자는 거라면 그래 보시등가.

하지만 나는 창피해 얼굴을 못들 지경이다.

그 와중에 그런 상징적인 자리나마 잘 했는가를 따져볼 수 있겠다. 외신의 평가에 의하면 그냥 없던 사람이었다고 한다. 이건 단순한 무능의 문제가 아니다. 상징적인 자리에 앉아 스스로 세계 평화를 위해 뭔가를 찾아서 하는 것도 중요한 문제지만 국제적으로 분쟁이 발생한 지역의 평화를 위해 중재를 한다거나 뭔가 일을 했어야 되는데 “보이질 않았다”라는 거다.

이 문제는 그의 인생의 특성과 결합하면서 가장 심각한 결격사유로 작동한다.

다시 반기문의 일생으로 돌아가 보자. 암울한 시절의 대한민국의 국민학생(초등학생도 아니다.)이 유엔 사무총장에게 편지를 쓴다. 뭘 의미할까? 수퍼 범생이라는 뜻이다. 주변의 동급생들은 그를 얼마나 재수없게 봤을까? 뭐 그래도 좋다. 세계 평화가 걱정되어 잠이 안 올 정도로 조숙한 어린아이였을 수도 있겠지.

고교 수석졸업. 외무고시 차석 합격, 외교관 연수 수석. 5개국어. 이런 것들은 반기문이 어떤 인간이라고 설명하고 있는 걸까? 주어진 시스템에 가장 잘 적응하는 사람. 머리 좋고 착실한 우수한 학생이라는 뜻이다. 이런 사람들, 어떤 인간인지 잘 알지 않는가?

수많은 사람들의 이름이 머리속을 스쳐 지나간다. 재학중에 고시 패스한 김기춘 할배. 수석 아니면 안 한다는 학창 시절을 보내고 황태자 소리 듣다가 사라진 박철언. 대한민국 3대고시를 모두 패스하고, 그것도 사법 최연소, 외무 차석, 행정 수석 합격의 금자탑을 쌓았다가 딸에게 미안하다 외치고 사라진 고승덕. 그 밖에도 많다. 공부 잘하는 건 그저 특정한 부분의 지적 능력이 뛰어나다는 증거일 뿐, 그게 사람의 훌륭함을 보장하지 못한다. 내 경험으로는 그건 오히려 오만과 외골수의 보증수표로 작용하는 경우가 훨씬 더 많았다.

거기다가 학교 마친 이후로 인생의 방향을 한 번도 바꿔 본 적이 없는 착실한 관료였다. 이건 뭘 의미할까?

스스로 추구하는 가치가 없다는 뜻이다.

전국의 모범생들을 몽땅 싸잡아 비하하는게 결코 아니다. 스스로 추구하는 가치가 있는 사람이라면, 더욱이 그 가치가 꽤 큰 가치고 이루기 힘든 가치라면, 그의 인생은 실패와 일탈로 범벅이 되기 마련이다. 이런 사람들은 평생 한가지 직장에서 근속하기 힘들다.

스스로 추구하는 가치가 없고 주어진 가치를 충실히 따라가는 인생이라면 모범생이 되고 관료가 되기 적합하다. 평생 관료직을 성실히 수행하고, 기름장어, 유만이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흠잡힐 핼동을 하지 않는 사람이 스스로 원하는 가치는 무엇일까? 주어진 시스템에 가장 잘 적응하고 그 시스템이 보장하는 최고의 지위를 갖는 것 뿐이다.

지금의 반기문에게는 그 최고의 결실이 바로 대통령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대통령은 관료가 아니다.

대통령은 가장 예민한 위치를 차지하게 되는 정치인이다. 정치인과 관료의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일까? 정치인은 방향을 결정하는 사람이고 관료는 정해진 방향으로 가는 사람이다. 방향을 설정하는 사람에게는 반드시 “추구하는 가치”가 있어야 한다. 관료에게는 그런거 없어도 된다. 흠 잡을 데 없는 처신과 주어진 시스템에 최대한 잘 적응하는 미끄러움만 있으면 된다.

반기문은 정치인이 못된다. 우수한 관료는 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사실 그것도 아주 우수한 관료는 못된다. 시키는 일만 할테니까.

반기문이 유엔 사무총장을 역임하면서 분쟁 지역 등에 가서 문제 해결에 나서지 않은 이유가 뭘까? 일단 어느 쪽이 옳은지 판단을 하지 못한다. 왜냐면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가 없고 어떤 상관이 어떻게 하라고 일러주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 대통령 오바마에게 어떻게 해야 되냐고 뒤로 물어 보지는 않았는지 궁금하다.

거기다가, 괜히 끼어 들어서 문제가 생길까봐 두려워 한 것이다. 기름장어 처신이 필요한데 왜때문에 뭐하러 그런 골치아픈 일에 나서겠는가?

Nowhere man.. 정말로 반기문에게 딱 들어 맞는 별명이다.

자, 다시 생각해 보자.

반기문에게 대한민국의 대통령을 맡길 수 있을까?

가뜩이나 대통령이 하라는 일은 안하고 맨날 관사에 처박혀 드라마나 보다가 탄핵 당할 판인데 후임을 “아무 곳에도 없는 사람”을 뽑는다고?

반기문은 대통령이 되어선 절대 안될 사람이다. 이거, 내가 쥐꼬리 만한 글쟁이로서의 명예를 걸고 얘기한다. 반기문이 대통령이 되면 우린 탄핵 한 번 더 해야 되는 상황이 올거다. 전세계에 대한민국은 무슨 대통령을 뽑을 때마다 탄핵을 하냐고 웃음거리가 되는 상황이 온다는 얘기다.

이 명확한 얘길 글로 설명을 해야 되는 것 자체가 암담한 일이다. 안 되는 것은 안 되는 거다.

오늘은 이 정도로 줄이고, 나중에 좀더 확실하게, 좀더 날카롭게, 좀더 칼같이 더 찔러 주기로 하자. 고령 드립만 안 쳤어도 이렇게 까진 안했을 거다.

그래도 화가 나서 그냥 올린다. 줸장..


출처: http://murutukus.kr/?p=13163


Posted by skidpara
,

2013. 03. 18. 월요일

정치부장 물뚝심송

화내는 법을 잊은 줄 알았다. 

내 소중하고 섬세한 감정의 선이, 가카 치세 5년간 하도 자극에 단련되어 마치 펄펄 끓는 사막의 모래밭에서 단련한 아랍 수컷 왕족들의 거시기처럼 감정의 굳은 살들이 덕지덕지 붙어 아예 무감각해져 버린 줄 알았다.

거기다가 이제서야 좀 살아볼 수 있겠나 싶어 기지개를 일그람 켜볼까 말까 하다가 또다시 호되게 뒤통수를 맞으면서 여왕님과 함께 하는 5년 추가요~ 라는 소리를 듣고 완전 감각이 마비되어 버린 줄로만 알았다. 감성적 죽음의 상태라고나 할까.

그래도 또 다시 화가 난다. 

어떤 일들은 듣는 순간 화가 팍 났다가, 5초 후부터 사그라들기도 한다. 씨바, 세상이 다 그런거지 뭐, 하면서.

하지만 어떤 일은 듣는 순간에 이미 세상이 다 그런거지 뭐, 하면서 한숨부터 나오다가 말린 오징어 세번째 다리 씹듯이 질겅질겅 곱씹으면서 점차로 더 화가 증폭되는 일이 있다. 지금 이 사건이 딱 그래.

처음에는 여기에서 출발 했거든.

IE001125776_STD.jpg

원세훈이 너 어쩌냐? 

이명박 정권에서 정보하곤 전혀 관계도 없어 보이는 인간이 무려 국가정보원의 수장을 맡아 떵떵거리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이제 완전 끈 떨어진 모양이다. 쫓겨날 날만 기다리고 있겠구나. 

참 권력도 무상하다, 그치? 그러게 왜 그랬냐. 기어도 적당히 기어야지, 가는 님께서 뭘 그리 많이 챙겨줄 거라고 끝까지 악랄하게 그랬냐 말이다. 

뭐, 이런 정도의 생각으로 심드렁 했지만, 이게 곱씹으면 곱씹을 수록 저 십이지장을 지나 소장과 대장이 만나는 언저리에서부터 울화가 치밀어 오르기 시작한다. 

잠시 화를 멈추고 도대체 뭔 일인지 간단히 정리해 보기로 하자고. 

-------------------------

작년 대선 선거운동이 한참이던 와중에, 사건이 하나 터졌다. 이른바 셀프 감금 사건.

당시 후보는 문재인 현 일개 의원 나부랭이. 대선 토론 방송에서는 이 사건을 일컬어, 민주당이라는 공당이 한 젊은 여성을 스토킹하면서 주거지에 감금해 버린 비인간적 사건이라고 규정을 하였다.

근데 그 사람이 알고보니 국정원 직원이었고, 재택근무 형태로 인터넷 댓글알바질 하던 중이었던 거잖냐. 결국 경찰은 이 사건 수사를 시작하기는 개뿔, 접수하자마자 "증거는 하나도 없다네요~ " 라는 우수 경칩에 튀어나온 개구리 땀띠날 소리나 하고 있었고 말이다.

db6e65bf331824f3d14a04d10fb03f5e.jpg
 

<당시 조선일보 홈페이지. 지난 12월 17일자>

증거가 없긴 뭐가 없어, 그 직원의 존재 자체가 증거지. 

그러더니 선거는 끝나버리고, 선거결과를 납득하기 힘들었던 사람들은 타겟을 잃고 엉뚱한 아젠다를 잡고 매달린다. 하필이면 왜 그 분노를 케케묵은 전자개표기 시비에다가 쏟아 부었나 하는 아쉬움이 있다. 아쉬움이 아주 많고 크다. 

아 진짜, 거기가 아니었다고. 거기가 아니라 처음부터 여기였다니까. 

물론 개표부정 의혹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전략적으로라도 개표부정보다는 국가 정보기관이 직접 나서서 선거에 개입한 사건, 기울어진 운동장 수준이 아니라 심판들이 저쪽 편과 함께 뛰는 그 운동장, 그 심판들이 문제였던 거라니까.선거 자체가 잘못 치러졌는데 "개표" 과정의 문제를 걸고 넘어져서 뭘 어쩌자는 거냐고. 

기무사5.jpg

명실상부한 국가 최고의 정보기관, 대통령의 3대 권력기관 중 하나. 검찰, 국세청과 함께 세상을 주물럭 거릴 수 있는 핵심 권력기관. 국정원이 선거에 개입한 거라니까!

억울하게도 이 아젠다 역시 사회적으로 불붙어 타오르지 못하고 시들시들해지고 말았다. 식도 바로 밑까지 치받쳤던 울화는 다시 꾹꾹 눌러 되삼키게 되어 버렸던 것이다. 이러다가 화병에 일찍 죽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런데 다행인지 불행인지, 이 국정원의 직접적인 선거 개입 사건에 대한 수사가 그냥 흐지부지 끝나 버리지는 않았다. 민주당도 그렇게 바보들만 모인 것은 아니었나 보다. 여러모로 아쉬운 일이긴 하지만, 정부조직법 개정안 협상 과정에서, 신설된 미래부 관련 사항에 민주당이 양보를 하면서 그 대가를 하나 잡아내긴 했다. 

바로, 국정원 선거 개입 사건을 검경의 수사에만 맡겨 두는 것이 아니라, 수사가 종료되는 대로 국정조사를 하기로 조건을 걸었고, 그걸 관철시켜낸 것이다. 이 사안의 관점에서는 나름 큰 진전이었던 것이다. 

잘하면 뭔가 좀 되는 건가? 하는 생각이 약 3초간 머리를 치며 지나갔지만, 그 국정조사라는 거, 만날 졸라 싸우면서 해 봐야, 뭐 남는 거 하나도 없는 생쑈였던 기억이 더 많다는 생각이 들면서, 역시 그거 해 봐야 뭔 소용이 있겠노~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에게 비록 허무하더라도 뭔가 조타고 외치면서 소고기 사먹을 날은 진짜 오지 않는 것인가.

------------------------------

요즘 저 구석에 찌그러져 있어서 도대체 뭐하는지도 모르겠는 민주당에서, 혼자 일개 정당의 몫을 하면서 이리 뛰고 저리 뛰고 있는 초선 의원이 하나 있다.

782270_0-550311_72276.jpg

다름 아닌 우리의 호프 선미 누나. 민주당 비례대표 진선미 의원. 절대 말도 많고 탈도 많아 없어져 버린 미스코리아 대회에서 뽑았던 진,선,미하고 혼동하면 안된다. 

너무나 훌륭해서 뭐라 말해줘야 하는지 생각이 안 날 정도의 진선미 의원실에서 크게 한 건 올렸다. 너무 고맙고 기뻐서 탱구(편집자 주 : 물뚝심송이 키우는 개)를 안고 펄쩍펄쩍 뛰고 싶은 마음까지 들었다니까. 모 언론에서 전 국정원 직원 제보 인터뷰를 따냈을 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어. 그거야 뭐, 배신자의 악의에 찬 모함이라 해 버리면 할 말 없으니까 말야.  

세상에 말 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없다. 문서가 필요하잖아, 문서가. 그게 종이건 PDF건 말이다. 

그런데 그 문건을 무려 25건이나, 그것도 무려 이름도 거창한 "원장님 지시,강조말씀" 이라는 제목의 국정원 내부 인트라넷 게시판에 올라온 내용으로 캐냈어. 이 게시판은 심지어 바로 지난주까지도 존재하는 것이 확인되었던 살아있는 게시판이고, 국정원 직원이라면 모두가 열람할 수 있었던 공개 게시판이었다는 거야. 

기간은 2009년 5월 15일부터 2013년 1월 28일까지 올라온 게시물 25건. 뭐? 엊그제까지? 

한마디로 쩐다. 쩌는 일이었다. 

그 내용들이 무엇이었을까? 환절기에 직원 여러분 건강 조심하세요, 근무 시간에 농땡이 치지 말고 일 열심히 하세요, 경비처리 영수증은 제때 제출하세요, 뭐 이런 내용이었겠냐? 

1. 여론을 조작하라.

2. 종북좌파들을 까라. 

(실제로 문건에 "종북좌파" 라는 말이 나온다.)

3. 주요 국내정치 현안에 댓글알바질 해라. 

4. MB를 칭송하라.

5. 4대강 사업을 홍보해라. 

이런 것들이었단 말이다. 

이게 뭐냐 도대체. 이게 한 국가의 정보 보안 체계를 총괄하는 국정원, 미국 같으면 CIA, 이스라엘 같으면 모사드, 007 월급주던 MI6, 이미 사라진 KGB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해야 할 국정원에서 할 일이야, 이게? 

정치고 뭐고 떠나서 내가 제일 화가 나는 것은, 저 지시사항을 보고, 수행을 하고, 결과를 보고해야 했던 국정원 직원들이 불쌍해서였다. '오늘의 유머에다가 종북 좌파글 파묻기 위해 뻘글 50개 올렸고, 찬성 반대 각 200개씩 찍었고, 트윗상에서 리트윗 200번 했어요', 라고 보고했어야 하는 국정원 직원들 말이다. 

폼나는 에이전트 생활을 기대하며 나름 엘리트라는 자부심으로 국가 최고 정보기관에 입사했더니 이건 무슨, 월급은 제때 줘서 좋긴 한데 시키는 일이 댓글 알바야. 

근데 이런 치졸한 일을 으슥한 휴게실로 불러서 조용히 귓속말로 지시하는 것도 아니고, 모든 직원이 사용하는 인트라넷에 이름만 들어도 삼엄한 "국정원장"이 공식적으로 떡~ 하니 올려. 

이게 사는 건가, 내가 지금 여기서 뭐하고 있는 거고 나는 누구인가, 싶었을 거잖아. 

-----------------------------

내용들을 조금 더 살펴보자. 아마 조금 더 울화가 치솟게 될 것이지만 알아는 봐야지. 

심리전단이 보고한 「젊은층 우군화 심리전 강화방안」은 내용 자체가 바로 우리원이 해야할 일이라는 점을 명심할 것 (2010.7.19)

이게 뭔 소리야. 국정원 내부에 무려 "심리전단"이라는 조직이 존재해. 그 조직이 보고한 내용이 "젊은층 우군화 심리전 강화방안"이야. 그 강화방안이 바로 "국정원"이 해야 할 일이래. 

국정원 내부에 심리전단이라는 조직을 구성해서 이 조직에서 어떻게 하면 젊은 세대들을 자기네 편으로 만들 수 있는가를 연구하고, 그 연구 결과, 이런 저런 일을 해야 한다는 보고서를 작성하고, 그 보고서를 근거로 국정원장이 직접 국정원 직원들 전체에게 이거 하라고 지시를 한거야. 

PYH2012121309430001300_P2_59_20121215210004.jpg

무슨 용어가 또 이렇게 촌스러워? 우군이래 우군. 이 사람들은 지금 자기들 월급주는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전쟁놀이를 하고 있던 거야. 이명박 까고 박근혜 까고 그러는 종북 좌파 놈들은 적군인거야. 젊은 층들은 그 적군들에게 빼앗기지 말고 우군화시켜야 하는 백성들인거야. 이게 도대체 말이야 당나귀야?

이게 국정원 내부 인트라넷에 공식적으로 떠오른 원장님 지시,강조말씀이래. 원세훈이가 이러고 놀고 있었다고. 그래서 일베 애들 불러다가 앉혀놓고 변희재 불러다가 강연도 시키고 돌아갈 때 18만원짜리 듀얼타임 절대시계도 챙겨주고 전교조 까는 책도 공짜로 주고 그랬었나봐.

이 대목에서 내 머리 속에는 한가지 진실이 팍 꽂혔어. 원세훈 the 일베충.

시바, 진짜 시바다.

북한과 싸우는 것보다 민노총·전교조 등 국내 내부의 적과 싸우는 것이 더 어려우므로 확실한 징계를 위해 직원에게 맡기기 보다 지부장들이 유관 기관장에게 직접 업무를 협조하기 바람 (2011.2.18)

이건 또 무슨 소리냐고? 이 지시가 나온 뒤에 사소한 벌금형 같은 거 받았던 민주노총 소속 공무원, 전교조 소속 교사들이 중징계를 받았어. 이게 그냥 각 해당 기관장들의 판단에 의해 내려진 징계가 아니라는 거잖아. 

국정원이 나서서, 그것도 직원급도 아니고 각 지부의 지부장급이 나서서 각급 관공서나 학교에 직접 연락을 취한거야. 우리가 지켜보고 있다고. 저런 종북 좌파들을 어떻게 징계하나 지켜보고 있다고. 대충 대충 하다가는 그 징계 당신이 먹게 될 거라는 협박이 아니고 뭐겠어. 

이게 지금 그냥 벌어지는 장난이 아니라는 거 이해가 가? 이런 우스꽝스러운 문구가 국정원 인트라넷에 뜨면 전국적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징계를 먹고 해고를 당하고 일자리가 날아가고 가족들이 굶게 되는 거야. 

이게 국정원의 권력이고, 이게 바로 실제 상황이라고. 

지금 이거 읽고 있는 당신은 이런 피해를 평생 안 받고 살게 될 거 같아? 당신이 지난 선거에서 문재인 지지하면서 직장 상사랑 말다툼 했던 거 국정원에서 모를까?

일부 종교단체가 종교 본연의 모습을 벗어나 정치활동에 치중하는 것에 대해 바로 잡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2010.3.19)

04150417712008_61000040.jpg

오지랍도 넓으셔라. 대북 첩보 활동에도 바쁘실텐데, 종교문제에도 관여를 하셔.누가? 누구긴 누구야, 원세훈 the 오지라퍼 말이지. 

이 지시사항이 내려오기 바로 한달쯤 전에는 시민단체와 조계사가 함께 주최한 자선행사가 국정원의 압력으로 취소되었었다는 소문이 돌았었어. 그리고 이 지시사항 보다 뒤에는 바로 명진스님이 조계사에서 퇴출되었었다고. 그 때도 배후에 원세훈이 있다는 의혹이 널리 퍼졌었지. 

그게 다 의혹이 아니었던거야. 아니 좀더 정확히 말하자. 그런 모든 의혹이 단순한 의혹이 아니라 정황상 사실로 강력하게 추정된다고 볼 수 있다는 거야. 

국정원은 종교계도 지켜보고 계셔. 그거 지켜보고 개입하고 간섭하고 못하게 하고 사람들 짜르라고, 국정원장이 직접 지시를 내리고 있다고. 

이게 우리 현실이었던 거야. MB 정권 내내 벌어졌던 일들이라고. 

세종시 등 국정현안에 대해 반대를 위한 반대를 일삼는 좌파단체들이 많은데, 보다 정공법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음. 우리원이 앞장서서 대통령님과 정부정책의 전의를 적극 홍보하고 뒷받침해야 할 것 (2010.1.22)

세종시 문제를 왜 국정원이 정공법으로 대응을 하지? 아니 그게 정공법이야? 지들이 나설 자리가 아닌 곳에 나서서 설레발을 치고 사람 갈구는게 그게 어떻게 정공법이야? 이건 그냥 국정원법 위반 사안이잖아. 

근데 그냥 좌파단체들만이 문제가 아니었던 것 같아.

이번 선거결과 다수의 종북 인물들이 국회 진출함으로서 국가정체성 흔들기·원에 대한 공세 예상되니 대처할 것 (2012. 4. 20)

                            

112136_article.jpg

저들이 보기에는 종북이 일반인들만 있는게 아니었던 거야. 국회의원도 종북 취급 받아. 날짜를 좀 보라고. 지난 총선 직후야. 총선 끝나자 마자, 종북들이 국회에 진출했다고 공세에 대비하래. 이 사람들 진짜 전쟁하고 있어. 

얘들이 도대체 지금 현 사회를 어떻게 보고 있는 건지 이해가 가는 구절이기도 해.얘들은 정부를 지지하면 정상 국민, 정부를 비판하면 종북으로 말살의 대상인 거야. 

이게 인터넷에서 악플다는 몇몇이 이러면 모르겠는데, 국가 공식 최고 정보기관인 국정원의 장이 머리속에 가지고 있는 인식상태라고. 그리고 이런 아스트랄한 인식 상태에 빠져 있는 국정원장이 내린 명령이라도 직원들은 그걸 다 따라야 되는 거야. 

그냥 따르는 척만 한거 아니냐고? 아니 실제로 사람들이 짤려 나가고 징계를 먹고 그랬다니까. 관계기관에 협조 구하고, 그것도 모자라서 직접 댓글달고 트윗질 하고 그랬다니까. 국정원 정직원이 알바질 했다고. 이제 다 밝혀졌잖아.

이게 현실의 대한민국의 실제 상황인거야. 얘들이 이런 짓 하면서 아마 우리보고 이런 말을 하고 싶었을 거야.

국정원댓글녀.jpg

'생은 전이야. 만이들아.'

그리고 나서 진짜 인실좆을 시전했던 거지.

한미FTA 처리문제도 정부·여당에 대한 온갖 비난 기사가 실려 여론 악화되고 난 후 수습하려는 것은 이미 늦은 것이므로 치밀한 사전 홍보대책을 수립, 시행하는 업무자세가 필요 (2011.11.18)

여론이 악화된 다음에 대처하는 수준이 아냐. 이젠 여론이 악화되기 전에 미리 홍보를 하라네. 

국정홍보처가 없어졌다고 하더니, 국정원이 그걸 대치하고 있었는지는 정말 몰랐는데, 이걸 도대체 어디서부터 바로잡아야 되는 거야? 

아니 도대체 국정원이 왜 정부 정책에 대한 사전 홍보를 담당하냐고? 우리가 그러라고 세금 내서 월급 주는 거 아니잖아. 

- 4대강 사업 등 국책사업이 원활히 추진되기 위해 ‘책 잡히는 일’이 없어야 하므로, 지역민들에게는 최대한 성의있는 모습을 보여야 함 (2011.1.21)

드디어 나왔다. 또 나오고 말았어. 25개 안건 중에 9개가 4대강 얘기야. 그 중에 샘플 몇 개만 찍어 줄게. 

- 4대강 사업이 장마철 이전 마무리 되도록 지부장들은 지원에 만전을 기하고, 공사현장의 안전문제 점검 (2011.2.18)

24.jpg

 - 4대강 그랜드 오픈이 한달 여 정도 남았는데, 지역단체·언론 등을 통해 행사가 잘 마무리 될 수 있도록 사전 면밀 점검하고, 관계기관에 지원하여 국책사업이 국민들로부터 좋은 평가 받도록 할 것 (2011. 9. 16)

 - 4대강 사업 후속관리와 좌파 언론 등에서 유지비용이 많이 든다고 비난하고 있는데, 재해복구비용·물 확보 등 많은 이점을 감안 국민들에게 적극 홍보할 것 (2011.12.16)

4대강 사업기획단의 상부조직이 국정원이라는 의혹이 구라가 아니었나봐. 

알고 봤더니, 4대강 사업은 국정원이 다 한 거야. 국정원은 그냥 십알단 알바조직만 관리한 것이 아니라, 국정홍보처 역할까지 했던 거고, 그걸로도 부족해서 이명박 정권의 사활을 건 대 사업, 4대강 사업을 진두지휘 했었나 봐. 

사전 홍보도 관심을 가져. 원활한 추진도 걱정해. 장마철 이전 마무리도 걱정을 해. 그랜드 오픈까지 준비해. 사후 홍보까지 책임져. 

이건 4대강 사업 전체를 턴키베이스 형식으로 국정원이 수주한 형국이야. 아니 원청 발주처였나?

진짜 말이 안 나온다. 말이.

난 지쳐서 더 이상 못 떠들겠다. 25개가 다 보고 싶은 사람은 딴지에 물어보지 말고, 선미누나 의원실에 연락해봐. 거기 지금 한참 바쁠테니, 너무 귀찮게 굴지는 말고. 

아무리 화가 나도 잠시 멈추고 여기서 다시 한번만 더 짚어주자. 국회의원은 입법활동이 주 임무이기는 하지만, 이런 역할도 매우 중요한 임무 맞잖아. 그 임무 제대로 해낸 진선미 의원에게 각자 알아서 칭송 한 번씩 해 주는게 맞다. 

참 잘했어요!

------------------------

그래. 우리의 현실은 이랬던 거야. 선거 왜 졌는지 진짜 알겠어. 이런데 어떻게 이겨? 국가 최고의 권력기관이 나서서 직접 진두지휘를 했는데 쟤들이 못 이기면 쟤들 다 접시물에 코박고 죽어야지.

이럴 줄 미리 알았다고? 나도 알았어. 이럴 것 같았어. 그런데 실제로 이 정도라는 걸 까보고 나니 진짜 어이가 없더라. 아니 어이가 없는 경지를 넘어서서 목구멍에서 피가 나올 지경이야. 기사 쓰느라 담배 많이 펴서 그런 것만은 아냐.

이제 다시 생각해보자. 

우리 모두 이럴 거 몰랐냐고 코웃음 한번 치고, 이런 거 밝혀져도 절대 바뀌는 거 없다고 코웃음 두번 치고, 오늘 저녁 누구랑 술 먹을까에 대한 고민으로 다시 복귀하는 게 정상이야? 이거 정상 아냐.

다 읽어 보니 원세훈이 마이 잘못했네~ 이러면서 조만간 국정원장 짤리겠군, 하고 손털고 돌아서면 땡이야? 

그게 정상이야? 절대 정상이 아니라니까.

이 모든 국정원장의 공식 지시사항이 그냥 자기네들 전쟁놀이였던 거야? 아니잖아. 

우리 사회 전체를 몽땅 개판으로 만들어 놓고, 기울어진 운동장을 만들어 놓고, 아니 그 정도가 아니라 심판 봐야 될 놈들이 저쪽 편에 붙어서 함께 뛰면서까지, 이렇게 까지 하는데 이 영향이 선거에 몇 프로 영향을 미쳤을 것 같어?  0.1? 0.2? 이 정도면 아무리 적게 잡아도 5% 이상, 많으면 10% 영향을 줄 수도 있는 사안이야. 

선거 자체가 잘못된 거라고. 이런 게 진짜 부정선거야. 

그걸 이제 와서 어차피 정권 바뀌었으니 물갈이 할 대상으로 잡혀 있는 국정원장 하나 짜르고 털어 주자고? 

이거 현행법 위반 사안이야. 다른 모든 법 다 제쳐두고, 국정원법 위반이라고. 국정원법은 엄격하게 국정원장, 차장, 직원들의 정치개입을 금지하고 있어. 그거 어기면 5년이하의 징역과(또는 이 아니다.) 5년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하게 되어 있어.

지금 원세훈의 지시사항과 그 지시사항을 따른 거의 대부분 국정원 직원들이 몽땅 범죄 피의자가 되어 버린 거야. 범죄자 집단이 지금 국정원, 국가 최고의 정보 보안 책임기관을 운영하고 있는 중이라고.

아무리 온건하게 봐줘도 국정원 자체를 해체해서 재조립 해야 되는 상황이야.  

이런 위중한 범죄를 원세훈이 혼자 책임진다고? 어떻게 책임질 건데? 직원들 다 감방 보내고 자기도 감방 갈 건가? 

이러지 말자. 이러면 우린 다음 번 선거에서 또 똑같은 얘기를 반복하고 있어야 된다고. 

원세훈 따위 붙잡고 늘어지지 말라고. 핵심은 거기가 아냐. 헛다리 짚지마. 저쪽은 지금 아마 원세훈 하나 짜르고 마무리 하려고 맘먹고 있을 거야. 그런데 문제의 본질이, 사안의 위중함이 그 정도가 아니라는 거, 우리들 모두 알잖아. 

우리가 요구할 것은 이거야. 

조무래기 직원들 다 꺼지고,

사장 나오라 그래. 새로 지은 새 집에 짱박혀서 룰루랄라 하지 말고 당장 튀나오라 그래. 

나와서, 지난 번 선거 무효라고 내가 국정원장 원세훈이 시켜서 이 지랄 다 한 거라고 실토하게 만들어야 돼. 

다함께 외쳐보자. 

                                       

20090118165408864.jpg

이명박 나오라 그래!! 

정치부장 물뚝심송
트위터 : @murutukus


http://www.ddanzi.com/index.php?document_srl=1024350&mid=ddanziNews

Posted by skidpara
,